기술을 넘어서 사람을 세우는 나라, 그것이 바로 고 이용태 회장이 꿈꾼 진짜 대한민국
진정한 선진국은 기술이 강한 나라가 아니라, 사람이 바로 선 나라
고(故) 이용태 회장이 남긴 유산은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믿음과 도덕에 대한 열정


고(故) 이용태 회장. 삼보컴퓨터 창업, 두루넷 설립

대한민국의 IT 역사에는 한 이름이 유독 빛난다. 고(故) 이용태 회장 . 그는 ‘삼보컴퓨터’를 창업하여 우리나라에 최초로 컴퓨터를 보급했고, ‘두루넷’을 설립하여 초고속 인터넷의 길을 닦았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전자정부와 첨단 교통시스템 또한 그의 손길에서 비롯되었다. 그가 ‘IT 대부’로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그가 남긴 가장 값진 유산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그는 어느 날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하드 파워나 소프트 파워는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모랄 파워(moral power)를 키워야 해.”

많은 이들이 군사력, 경제력, 문화적 영향력으로 국가의 위상을 판단할 때, 그는 도덕적 힘이야말로 진짜 선진국의 조건이라고 믿었다. 그 신념은 곧 그의 삶이 되었다. 전경련 부회장으로 기업을 이끌던 그는 어느 날 인성교육가로 탈바꿈했다. “더 나은 세상은 더 좋은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는 확신에서였다. 한 달에 한 번, 손주들을 모아 가족 인성교육을 직접 하였고, 전국적으로 ‘박약회 인성교육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생과 학부모를 교육했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인성이 바로 선 나라!” 그는 자주 말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부모의 말과 행동을 아이는 그대로 닮는다. 그리고 한 나라의 도덕 수준은 지도자의 인격에서 비롯된다.” 오늘의 한국 사회는 어떠한가. 기계는 점점 더 스마트해졌지만, 사람의 언어는 거칠어지고 아이들의 마음은 병들고 있다. 가정에서는 따뜻한 대화가 줄고, 학교에서는 인내와 배려가 사라졌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에 집중하는 사이, 가장 근본이 되는 모럴 파워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닐까?

이제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어떤 부모로, 어떤 어른으로, 어떤 지도자로 살고 있는가?” 모럴 파워는 하루아침에 솟지 않는다. 가정에서의 말투 하나, 식탁에서의 대화, 학교에서의 배려, 사회 지도자의 솔선수범 속에서 천천히 피어나는 것이다. 그것은 기술이나 자본으로 수입할 수 없고, 시험점수로 계량할 수도 없는, 국가의 품격을 지탱하는 뿌리다.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세계 어디든 연결되고, 인공지능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그 진보의 그림자에는 신뢰의 붕괴, 도덕의 실종이라는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지혜는 부족하다. 속도는 빨라졌지만, 방향은 잃고 있다. 소통은 쉬워졌지만, 진심은 가벼워졌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것은 성능 향상이 아니라 사람됨의 회복이다. 고(故) 이용태 회장은 그 실천의 길을 먼저 걸었다. 그는 IT에서 인성으로 방향을 전환한 개척자였다. ​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그의 삶에서 길을 찾고, 그의 철학을 우리의 과제로 삼는 것이다. 학교는 더 많은 지식을 주입하기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쳐야 하고, 가정은 자녀를 성공시키기보다, 좋은 사람으로 키워야 하며, 사회는 경쟁보다, 공감과 책임의 문화를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도자부터 달라지는 것이다. 말이 아닌 삶으로 보여주는 모범, 정책이 아닌 사람을 향한 애정이 절실하다. 모럴 파워는 거창한 윤리강령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에서 시작해 열 사람, 백 사람에게 전해지는 감동의 도미노다. 우리가 그런 사람이 되고, 그런 가정을 만들고, 그런 사회를 지향할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가 그의 뒤를 이을 차례다. 기술을 넘어서 사람을 세우는 나라, 그것이 바로 고 이용태 회장이 꿈꾼 진짜 대한민국이다. 진정한 선진국은 기술이 강한 나라가 아니라, 사람이 바로 선 나라이다. 고(故) 이용태 회장이 남긴 유산은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믿음과 도덕에 대한 열정이다. 그의 삶이 남긴 울림을 되새기며, 우리 모두 다시 ‘모럴 파워’를 삶의 중심에 세우자.


이점영 대한민국감사학교 교장 / 전 중대부속초등학교교장

출처 : NGO Press (엔지오프레스)(https://www.ngopres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