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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한민국 IT의 개척자, 인문가치의 실천가; 이용태 회장을 추모하며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자 2025-05-01
조회수 1146

대한민국 IT의 개척자, 인문가치의 실천가 – 이용태 회장을 추모하며

  • 기자명김청월 기자
  •  
  • 입력 2025.04.14 11:37


    2025년 4월 14일, 대한민국 IT산업의 한 시대를 열었던 기업인이자 전 삼보컴퓨터 회장인 이용태(李庸泰) 박사가 향년 92세로 타계했다. 그의 삶은 단순한 기업가의 행보를 넘어, 한 세대의 산업 발전을 상징하는 여정이었다. 우리는 이제 그를 ‘IT산업의 개척자’, ‘한국 벤처의 정신적 지도자’라 불러야 한다.

    이용태 회장은 1932년 경상북도 영덕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유타주립대학에서 통계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그는, KIST 전산실장, 한국전자연구소(현 ETRI) 부소장을 역임하며 과학기술정책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1980년, 기술독립을 꿈꾸며 창업한 삼보컴퓨터(TG삼보)는 이후 1980~90년대 국내 PC 대중화의 핵심 동력이 된다.

    그가 창립한 삼보컴퓨터는 ‘국산 PC’라는 자존심을 내걸고 IBM, 컴팩 등 외산 브랜드가 지배하던 시장에 정면 도전했다. ‘트라이젬(TRIGEM)’이라는 브랜드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동남아, 북미 등지에도 진출하며 1990년대 중반까지 세계 3위권 PC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이용태 회장은 ‘하드웨어도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대한민국 기술자들에게 심어주었고, 이는 훗날 삼성, LG, 한성 등 다수의 IT 기업이 본격적인 R&D에 뛰어드는 자극제가 되었다.

    그러나 그의 진짜 유산은 ‘벤처’였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직후, 국가 전체가 경제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시기, 그는 '벤처 붐'을 주도하며 IT 기반의 창업 생태계 형성에 앞장섰다. 정부와 민간 기업 사이를 조율하며 벤처캐피털, 기술보증제도, 창업 인큐베이터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확산시키는 데 헌신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2000년대 초반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IT 강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2000년대 들어 삼보컴퓨터가 경영난을 겪고 구조조정에 들어갔을 때에도 그는 ‘기술인의 명예’를 지키는 길을 택했다. ‘퇴진이 아닌 양보’, ‘패배가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이정표’라는 자세로 회장직을 내려놓았고, 이후에도 후학 양성과 산업정책 자문을 통해 기술 기반 산업의 미래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포함해 수많은 훈장과 산업공로상을 받았지만, 그는 늘 자신을 “전문가들의 뒷받침을 도왔을 뿐”이라 자조하곤 했다. 그런 겸손과 혜안이 있었기에 그는 ‘리더’이기 전에 대한민국 산업계의 ‘선생님’이었다.

    2025년의 봄, 이용태 회장의 타계는 단순한 별세가 아니라 한국 기술산업의 한 챕터가 끝났음을 알리는 이정표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의 정신은 살아 있다. '기술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확신, '도전하는 자가 산업을 이끈다'는 철학은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다.

    이제는 우리가 물려받은 그 정신을 현실 속에서 구현해야 할 때다. IT 강국 대한민국의 오늘은, ‘이용태’라는 이름에서 시작되었다. 그를 보내며, 우리는 묻는다. “이제 당신 없이, 우리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

    [이용태]

    1932년: 경상북도 영덕군 출생
    1950년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1960년대: 미국 UC버클리대학교에서 공학 박사학위 취득
    1970년대: 한국전자통신연구소(현 ETRI) 소장 역임
    1980년: 삼보컴퓨터(Trigem Computer Inc.) 창립
    1984년: 국산 PC ‘세종’ 시리즈 개발
    1990년대 초중반: 삼보컴퓨터, 국내 PC 시장 점유율 1위 달성
    1994년: 삼보, 미국 나스닥 상장
    1997년: 벤처기업협회 초대 회장 역임, 벤처 생태계 조성 주도
    2000년대 초: 삼보컴퓨터 구조조정 후 회장직 사임
    2000년대 이후: KAIST 석좌교수, 벤처정책 자문역 활동
    2005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훈
    2010년대: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 헌정
    2014년: 한국정신문화재단 설립
    2025년 4월 14일: 향년 92세로 별세

    출처 : 컨슈머포스트(https://www.consumer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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