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이야기

   승현이네 감화이야기

    <연산초등학교 3학년 3반 손승현의 어머니 김남희씨>

아이들이 커가면서 각자의 생활이 생기고 학교나 학원을 갔다 오면 TV나 컴퓨터 등 다양한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고 부모들 역시 이것저것 바쁜 일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들과의 대화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모 개그 프로그램의 ‘대화가 필요해’를 보면서 요즘 사회의 가정을 그대로 풍자한 것 같아 웃으면서도 씁쓸함을 감추기 힘들었다. 하지만, 막상 무엇인가 부모로서 대화의 기회나 방식을 시도해 보려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무기 삼아 주저하고 있을 때 학교에서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긴 것 같아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으로 참여해 보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시작하기 전 바쁜 아빠도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자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우리 가족은 필요한 시간과 가족만의 규칙을 정했다.

승현이네 감화이야기 규칙

1. 매월 둘째 주 수요일은 감화이야기 나누는 날
- 주말에는 여러 가지 가족행사가 많고, 외출할 일도 많기 때문에 평일로 결정
2. 그날은 밤 9시까지 모두 모이기
- 현실적으로 가족이 모이는 시간이므로
3. 프로그램은 엄마-아빠-승현이 순서로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진행
- 동생 상현이는 유치원생이므로 참여만 함
4. 약속을 어긴 사람은 그 주말 아침식사 준비하기

진행 방법

1. 매월 감화이야기 프린트를 가족 수만큼 복사한다. (엄마 역할)
2. 엄마, 아빠가 미리 읽어 본다.
3. 매주 수요일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서 프린트 한 부씩 들고 진행자가 큰 소리로 감화이야기를
읽는다.
4. 다 읽은 후 어떤 이야기였는지 사건이 일어난 순서를 기준으로 요약해서 말해 본다.
5. 이 이야기를 통해 각자 느낀 점을 이야기한다.
6.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 말해 본다. ‘만약 내가 ~였다면’
7. 그 내용과 관련된 엄마, 아빠, 승현이의 경험을 말해 보기로 한다.
8. 3일 동안 이야기 속 주인공을 따라 해 본다.

감화이야기 사례

3월: 양보배려하는 미덕을 기르자
우리가 첫 감화이야기 프로그램을 하기로 한 날 마침 승현이가 동생 상현이랑 싸웠다. 승현이의 장난감을 상현이가 가지고 놀다가 치워 놓지를 않았는데 내가 승현이를 야단친 것이었다. 승현이가 화가 나 상현이의 어깨를 때렸는데 상현이가 왜 때리냐며 소리 지르자 승현이도 화가 난 것이었다.
둘이 싸우는 것을 보고 나는 화가 났지만 마침 오늘이 감화이야기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날이라는 생각이 났다. 아이들 아빠에게 전화로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들이 싸운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프로그램을 풀어나갈지 의논하였다.
우리는 ‘양보?배려하는 미덕을 가르치자’를 아이들에게 읽어 주고는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손해본 듯하면서 결국은 내가 이익이었다는 이야기를 여러 편 들려주었다.
그랬더니 승현이가 슬그머니 상현이에게 “아까 내가 너 때리고 소리 지른 거 미안하다. 다음부터는 내가 형이니까 참고 네가 어지르더라도 같이 치울게”라고 말하는 거였다. 나는 가슴이 뿌듯해져서 승현 아빠를 쳐다보았다. 아빠도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4월: 남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볼 줄 알게 한다
정말 긍정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이야기이다. 내가 바라는 일이 있다면 남에게 좋은 일을 하면서도 최대한의 홍보 효과를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승현이도 이렇게 남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나의 소망을 이룰 수 있는 지혜를 기르기를 바라면서 내가 먼저 모범이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5월: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해 자기관리 방법을 이야기 나눈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기다리는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 추석이나 설날과 같은 명절을 무척 기다렸다. 새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별로 배고픔에 시달리는 일이 없고, 달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달라고 말만 하면 예쁜 옷을 척척 입을 수 있는, 심지어 멀쩡한 옷을 잃어 버려도 별로 애석해하지 않는, 오늘날의 아이들은 그런 기다림이나 인내를 배우지 못하고 너무 쉽게 포기하고 화를 내는 것 같다.
나도 내 아이에게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치지 못한 것 같아 무척 반성한다. 승현이도 이 이야기의 의미를 자세하게 들려주자 충분히 공감한다는 표정이다. 막무가내로 “공부해라”, “컴퓨터 하지 말아라”고 말하기보다 이렇게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왜 그런지 이유를 알려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좋은 방법이란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6월: 맥도널드 햄버거 이야기를 통해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길러보자

마시멜로 이야기는 기다리는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 추석이나 설날과 같은 명절을 무척 기다렸다. 새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별로 배고픔에 시달리는 일이 없고, 달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달라고 말만 하면 예쁜 옷을 척척 입을 수 있는, 심지어 멀쩡한 옷을 잃어 버려도 별로 애석해하지 않는, 오늘날의 아이들은 그런 기다림이나 인내를 배우지 못하고 너무 쉽게 포기하고 화를 내는 것 같다.

7월: 어느 운전기사의 스스로 자기의 주인이 되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정하기

아빠 : 매일 아침 나 자신에게 긍정의 칭찬 말 해주기
엄마 : 나 자신을 아침마다 안아주고 가족들을 아침마다 안아주기 운동하기
승현 : 모든 일을 즐겁게 하자.
상현 : 파이팅 외치기

8월: 똑같은 시간에 중요한 것 먼저 하는 습관을 기르자
중요한 것을 먼저 하는 습관을 기르기 이전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찾는 것이 우선이고 쉬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을 찾아 집중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루 시작 전 머릿속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하고 오후 2시경 다시 한 번 오늘 무슨 일이 중요한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로 하였다.

9월: 밝은 인상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승현이의 제안으로 우리 가족은 자기 전에 다 같이 소리를 내어 웃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무작정 웃기보다는 소리 내어 순서대로 웃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하하하 하하하
호호호 호호호
히히히 히히히
낄낄낄 낄낄낄
깔깔깔 깔깔깔
허허허 허허허

10월: 목표를 세우고 뜻을 세워 노력하면 언제가는 이루어진다.
우리 가족도 큰 목표와 지금 해야 할 작은 목표를 세워 보기로 했다.
아빠 : 10년 후 목표 → 외국에 파견 나가 생활하기 1년 후 목표 → 어학자격증 획득하기
엄마 : 10년 후 목표 → 잘 나가는 식당 인수하기 1년 후 목표 → 자격증 4개 따기
승현 : 10년 후 목표 → 서울대학 가기 1년 후 목표 → 교육청 과학상자대회에서 상 받기
상현 : 1년 후 목표 → 애완동물 기르기

11월: 행복해지는 법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행복찾기를 연습하자

미래에는 분명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자란 지금 기성세대보다 똑똑한 이 시대 아이들이 서로 경쟁하며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뛰어난 능력보다는 인간적이며 타인을 배려할 수 있고 가정적인 인간상이 시대를 리더하지 않을까 싶다. 다시 말하면 인성이 바로 된 아이들이 시대의 리더들이 될 것이다.

감화이야기 후 승현이네 뒷이야기

이 인성교육이라는 것은 바로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에서 출발한다. 이번 교육청에서 실시한 감화교육이 바로 이 밥상머리 교육의 접근법인 것 같다.

옛 어른들은 밥상 앞에서 말을 하면 복이 나간다고 하여 말을 못하게 한 것이 생각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이제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밥을 먹을 시간조차 정해 놓고 먹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얼마 전 가족들과 외식을 하는데 어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우리 옆 테이블에 앉은 가족이 나에게 인상적으로 와 닿았다.

그 가족은 딸아이 한 명에 부모가 있는 단란한 가족이었다. 그런데 이 가족은 식사 중에 서로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것이다. 딸아이는 책을 보느라 정신이 없고, 부모는 그 아이를 흐뭇하게 보면서 식사를 하고 대화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1시간이 지나자 아버지가 “이제 밥 먹어라”라고 말해도 딸아이는 아버지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책 읽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즐겁게 식사하여야 할 시간에 각자의 일에 열중하는 모습은 약간 눈살을 찡그리게 하였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때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을 부러워한 적도 있고, 우리 아이가 책을 읽고 있으면 장소가 어디든 흐뭇하게 바라 본 적이 있는데 그런 나의 모습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 가족이 나간 후 우리 아이들과 남편에게 그 가족을 보면서 느낀 점을 말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너무 살벌한 가족 같다’라는 말이었다. 남편 역시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것은 좋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우리 가족은 감화 프로그램을 매번 잘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얻은 것은 가족이 서로 바라보는 방향을 알고 마음의 생각을 나눈다는 것이다.

가족이 대화를 통해 생각을 나누는 것이 바로 우리 아이가 미래를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살 수 있는 밑바탕이 되며 우리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